권위에 대해서

John Cho
3 min readNov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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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의도하였던 의도하지 않았던 업력이 쌓이고 성공 사례 (또는 실패 사례)가 생기면서 누구에게나 권위가 부여된다. 권위란 회사에서 부여할 수도 있고, 주변 동료들의 존경을 바탕으로 권위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니 권위란 ‘내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근거로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권위가 확장되어 개인 숭배로 이어지지만, 개인 숭배에 대한 내용은 여기서는 굳이 다루고 싶지는 않다. 개인 숭배라는 개념이 존재하며, 주변에서 꽤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에 대해서만 알아두면 좋을 듯 하다.

권위는 반드시 나쁜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권위는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우리가 일하는 분야에서도 권위는 존재한다. 우리는 권위를 지닌 사람을 전문가라고 칭한다.

인간이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데에 방해 요소가 되는 것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권위라고 생각한다. 권위란 ‘다른 사람이 말하는 데’에 방해를 주기도 하고, ‘생각을 하는 데’에 방해를 주기도 한다.

나쁜 상황은 스스로에게 부여진 권위를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종종 회사의 프런트엔드 기술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내가 의사결정을 내려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있다. 실제로 해야하는 고민은 ‘이 기술을 사용하는 게 옳은가’ 여도 말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권위란 본인이 얻고싶어서 얻는 경우도 있지만, 어쩌다보니 권위가 부여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휴식을 되찾고 싶어했던 것처럼, 정신차려보니 권위가 생겨있었고 내 말에 무게감이 실린다는 걸 인지하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이다.

주의해야할 점은 권위가 있다고 하여 본인의 의견이 옳다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토론이 가능한 문화가 가장 건전한 문화라 생각하는 데, 권위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누르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 순간 모든 신뢰는 파괴된다. 이 때 권위라 부르지 않고 권력이라 부른다.

그러니 권위를 가진 사람이라면 모든 상황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이 의견을 피력하는 게 좋은 상황인가에 대한 고려, 의견을 피력한다면 어떤 방식을 취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려, 이 의견을 지금 내야하는가에 대한 고려, 이 의견에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지에 대한 고려 등이 존재한다.

나는 권위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 않다. 권위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우리가 가진 정당한 사회적 합의 모두가 권위로 이어진다. 그러니 권위를 지닌 자라고 하여 반드시 권력자라 말할 수 없고, 그 사람이 반드시 악한 사람이라 단정 지을 수 없다.

권위는 언제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정당성을 뒷받침하지 않은 권위는 곧 권력이 된다. 그러니 언제나 정당성을 가질 수 있게 노력해야하며, 정당성을 가지기 위한 여러가지 활동을 수행하여야 한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주어진 권위를 권력으로 바꾸지 말기를 바란다. 항상 정당성을 부여받기를 바란다. 스스로가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그러지 못한 분야에 대해서는 상대방에게 권위를 부여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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