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2020

Hello 2021

John Cho
5 min readDec 25, 2020
Photo by Saad Chaudhry on Unsplash

2020년은 참으로 힘든 해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 지 기억도 잘 안나고, 사실 대부분의 인생은 재택으로 보낸 거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돌이켜 볼 수 있으니 2020년 회고를 해보려고 한다.

해외를 나가지 않은 해

매 년 해외를 나갔는데 올 해는 사실상 해외에 나간 기억이 전무하다. 그나마 있던 기억이라곤 1월달에 일본에 다녀왔던 기억인 거 같은데, 그마저도 짧게 도쿄에 다녀온거라 아주 짧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나에게는 해외를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그동안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관광으로도 해외를 많이 나갔지만, 올 해 예상되어있던 몇 가지 해외 일정이 사라졌고, 그러다보니 해외를 대상으로 하던 몇 가지 생각들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내 삶에서 35세 이전에 이민을 간다는 중요한 태스크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태스크를 조금 내려놓기로 했다.

이직과 다시 원점으로

프로덕트 매니저에서 프런트엔드 개발자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게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나는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았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일하면서 개발자로서의 삶과 프로덕트 매니저로서의 삶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고, 결론으로는 개발자로서의 삶이 나에게는 좀 더 맞다고 생각했다. 프런트엔드 개발자로서 스스로 도전해볼 많은 기회가 있었으면 했고, 그런 와중에 지금 회사를 맞이하여 이직하게 되었다.

이직하는 시기에 썼던 글을 남겨본다.

강의를 만들었다.

지금 회사에서는 외부 강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분위기가 있어 HTML 강의를 녹화했고, 얼마 전에 공개하였다 (공개 나흘만에 장비 업그레이드로 인해 재녹화 중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강의를 녹화하기로 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세상에 너무나도 잘못된 정보가 많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HTML, CSS 에 그렇게 집중하고 있지 않고, 여전히 React 만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나가는 과정에서 HTML, CSS, DOM 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 항상 강조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강의를 만들게 되었다.

내가 만든 이 강의가 많은 사람들에게 HTML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강의는 계속 만들 예정이다.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모종의 사정으로 중단한 상태다. 유튜브를 어떻게 운영해야할까 더 고민해보고 있지만, 인프런을 통해 하는 교육과 유튜브에서 다루는 콘텐츠가 겹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유튜브에서는 개발자 멘토링을 콘텐츠로 다뤄볼까 싶다.

원래는 아무 말이나 하려고 했다. 트위치 같은 곳에서 방송을 하면서 개발자들의 질문을 듣고 답해주는 콘텐츠를 운영해보면 어떨까 싶었는데 아무도 질문을 안하더라 (…) 오히려 주니어 개발자 분들에게 질문을 들어보고 답변을 드려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든다. 어쨌든 유튜브를 포기할 생각은 없고, 앞으로 계속 개발 관련 콘텐츠를 올려 볼 예정이다.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2015년에 크로스핏을 하다가 허리를 다쳤는데 2020년에 크로스핏을 하다가 또 허리를 다쳤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과거의 말은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올 해 초에 했던 건강검진에서 혈당이 높게 나왔고, 그동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는 점도 있고, 마땅한 취미도 없었던 걸 생각해서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한동안 역삼동에 있는 헬스장에 다녔고, 이직과 이사가 겹쳐서 한동안 운동을 못하다가 크로스핏을 다시 시작했는데 역기 들다가 허리 디스크가 다시 재발했다.

다행히 꽤 빠르게 치료된 편이라고 듣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어서 연초까지는 가급적 조심히 다니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진 건 긍정적이지 않지만, 회사에서 재택이 가능했던 점은 나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다행이다.

내년에는 요가나 필라테스를 통해 건강을 되찾아 보려고 한다.

2021년에는

30대가 되고 나면 조금 더 성숙하게 살지 않을까 했는데, 20대의 마지막을 앞두고서도 여전히 나는 여러 방향에서 방황하고 살고 있다. 여전히 지금 살아가는 방식이 옳은 지 잘 모르겠고, 여전히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서 하게 된다.

하지만 주변의 많은 분들이 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이런 고민은 영원한 고민인 듯 하고, 명상과 마음수련을 통해 내년에는 더 성숙한 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운동을 하면서 느꼈는 데,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그래서 내년에는 건강한 몸과 정신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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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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