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방법
우선 좋은 사람 (만능 인재)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채용하는 입장에서 가장 우선해서 고려해야할 건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조직 문화에 가장 일치하는 사람이 누군가에 대한 합의를 먼저 조직 구성원들과 이루어야 한다.
그 때부터 비로소 ‘우리 조직에서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 정의가 되고, 그 시점부터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할 지를 비로소 전략으로 내세울 수 있다. 많은 조직에서 이 영역을 많이 놓치는 듯 하여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개발 조직에 있었기 때문에, 아래 내용은 개발 조직에 포커싱 되어있다는 점에 주의해주기를 바란다.
기업 브랜딩
우선 본인이 속한 곳이 대기업이라면 이미 기업 브랜딩이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는 곧 당신 혼자만의 힘으로 기업 이미지를 바꾸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기업에 대해서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대기업은 기업 분위기를 보는 것보다 본인의 커리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직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대기업이라는 것 자체가 이유가 되기도 한다.
만약 본인이 있는 회사가 스타트업이라면 대기업이 하는 것 이상으로 기업 브랜딩에 신경써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당신 회사의 복지는 대기업에도 있고, 대부분의 경우 당신 회사의 연봉보다 대기업의 연봉이 높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쉬운 마케팅 수단은 높은 연봉이다.
그런 대기업에서조차 기업 브랜딩에 신경을 쓰는데 스타트업이라면 더욱 민감하게 기업 브랜딩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이며, 지금 구성원들이 만족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구해야 한다.
거기서 부족한 점이 있을 때 충족 시킬 수 있다면 충족시켜주고, 만족스러운 점이 있다면 더 좋게 만들 방법을 추구하라. 그리고 그런 내용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야한다.
특히 많은 스타트업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는 회사의 비전에 대해서만 강조한다는 점이다. 비전은 구성원들에게 당연히 공유해야하는 것이고, 비전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주어야 한다.
기업 브랜딩을 잘하는 여러가지 기업이 있지만, 요즘 가장 잘하고 있는 곳은 카카오와 우아한형제들이라고 생각한다.
카카오는 확실히 기업이 ‘젋다’는 이미지를 여기저기서 잘 부여해주고 있다. 사실이냐 아니냐에 상관 없이 다른 기업에 비해 이미지 자체가 젋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술 블로그와 if(kakao) 운영 등 다양한 Developer Relations 활동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기업을 홍보하고 있고, 카카오를 다니는 구성원들 자체도 카카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저 기업에 가면 다를 것이다’ 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특히 시니어라면 더욱 그렇다.
우아한형제들은 직접 메시지보다 간접 메시지를 통해서 기업 홍보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간접 메시지라는 건 입소문을 통한 홍보 라고 생각하는 데, 우아한 테크코스나 우아한 테크캠프 등을 통해 기술을 공부한 사람들 사이에서 우아한형제들의 기술력이 구전된다.
또한 기술 블로그와 월간 세미나 등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지속해서 홍보하고 있고, 기업 문화도 여러 경로를 통해 잘 전파되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한편 기업 브랜딩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재 다니고 있는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외부 유입을 통해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겠지만, 결국 장기전으로 가면 현재 다니고 있는 직원들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느냐가 기업 브랜딩에 큰 영향을 준다.
적어도 나가는 사람들이 ‘이 회사 참 좋았지’ 라고 생각할 만한 여지를 주는 게 아주 중요하다. 당신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근무 시간에는 직원이지만 근무 외 시간에는 고객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채용 공고 잘 쓰기
채용 공고에 완벽한 정답은 없지만 완벽한 오답은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오답을 위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반면 교사를 통해서 습득해보자. 아래 순서는 최악의 순서대로 작성하였다.
1 — 공고 없는 채용
‘React 개발자 채용합니다. 이력서는 <메일>로 보내주세요’
이런 채용이 없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이런 채용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쩌라고’ 라는 이야기밖에 나오지 않고, 본인 스스로도 좋은 사람을 뽑으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2 — 그냥 채용 공고
채용 공고는 있지만 복사 붙여넣기에 불과한 채용 공고다.
Minimum qualifications와 Preferred qualifications은 존재하지만 곰곰히 보면 내용에는 살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채용 공고들은 적어도 기본은 준수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상세하지 않다면 구직자들이 어떤 걸 준비해야하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요즘 프런트엔드 개발자 채용 공고를 이렇게 작성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자격요건
- 웹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기본 지식이 있는 분
- JavaScript, HTML, CSS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는 분
- Vue 또는 React 등의 프레임워크를 사용해보신 분
- Unit 테스트, E2E 테스트를 수행해보신 분
이 자격 요건은 분명히 맞고,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단순히 Job Description만 작성해도 된다고 한다면 구직자들도 이력서만 전달하면 되지 구태여 포트폴리오와 블로그, GitHub를 관리해야하는 이유가 있는가?
결국 기업 채용 공고에서도 더 많은 내용을 신경써야한다.
3 — 채용 공고 + 회사 소개 + 서비스 소개
그런 측면에서 단순 채용 공고에서 끝마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어떤 회사이며 어떤 서비스를 운영하고자 하는 지, 당신이 어떤 일을 해주기를 바라는 지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서도 채용 공고를 작성할 때
-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지
- 우리는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지
- 당신이 어떤 일을 하기를 바라는 지
정도는 작성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내용은 회사 블로그에 작성하여도 좋고, 회사 소개 페이지에서 작성해주어도 좋다. 결국 ‘입사하고자 하는 사람이 볼 수 있는 곳’ 어디에든 작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업데이트가 너무 되지 않으면 도리어 독이 될 수도 있으니 항상 유의하는 것이 좋다. 이 정도 내용이 있어야 구직자가 ‘이 회사가 좋은 곳인 지’ 판단하는 근거를 내세울 수 있다.
Developer Relations
당신이 원하는 수준의 좋은 개발자가 Google, Apple, Facebook, NAVER, KAKAO가 아니라 당신 회사를 골라야하는 이유가 있는가?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Google, Apple, Facebook 등에서 하는 Developer Relations 활동을 당신 회사에서 하지 않아도 좋은 개발자를 채용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가?
많은 기업에서 좋은 개발자를 원하는 것에 비하면 개발자를 어떻게 채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전략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저 누군가에게 맡겨서 채용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였다면 아마 개발자들이 우후죽순 늘어나지 않았을까?
해당 기업이 개발자 채용에 어느정도로 초점을 맞추고 있냐에 따라서 제품의 안정성과 직결되고, 제품의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건 곧 좋은 제품으로 직결된다. 안정성이 높다고 반드시 좋은 제품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나쁜 제품은 안정성이 낮다.
Developer Relations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직 내 개발 조직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우리가 이 회사에 다니는 이유’를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가장 좋은 홍보 방식은 기업에 다니는 직원 자체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라서, 직원들이 현재 원하는 바는 무엇인 지, 만족하는 것은 무엇인 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분석하여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홍보는 그 이후의 일이다. 요즘 Developer Relations 카테고리가 단순 기업 홍보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모습이 종종 보여서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그리고 경영진은 Developer Relations를 만든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니, Developer Relations 팀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활동을 하기를 기대하는 지 개발팀과 지속적으로 싱크를 맞추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회사 또는 조직에서
- 기술 공유
- 기술 스터디 (연구도 좋다)
- 기술 홍보
셋 중 하나라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면 개발자들과 면담을 통해 다시 한번 더 이런 활동들의 Needs에 대해서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결론
우선 좋은 사람에 대한 정의를 내리자.
그리고 나서 회사를 좋은 사람으로 가득차게 만들고, 좋은 사람들이 다른 좋은 사람들을 또 다시 이끌어올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주자.
실질적인 액션을 통해 ‘우리 회사에 다니는 만족감’을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부여하자. 보상을 통한 액션은 기본이고, 보상 이상의 무언가를 계속해서 전달해주어야 한다.